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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전공의들, “지역의사제, 황무지에 씨앗 뿌리는 격”
작성일 2025-11-23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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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들, “지역의사제, 황무지에 씨앗 뿌리는 격”

대한전공의협의회, “교육 기반 없는 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전공의들이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한 ‘지역의사제’에 대해 이같이 강한 우려를 내비쳤다.

취지는 공감하나 전문 수련 인프라 부족의 근본적 해결 없이는 제도가 작동하지 못하고, 결국 실패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지역의사의 양성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안’이 법안소위를 통과했다. 이 법안은 2027학년도부터 기존 정원 내 일정 비율을 지역의사로 선발해 학비를 지원하고 졸업 후 10년 의무복무를 부과하며, 전문의가 특정 지역에서 일정 기간 일하도록 하는 계약형 제도도 포함하고 있다.

이에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한성존)는 최근 “지역의 건강권 보장이라는 목적에 반대할 의사는 없다. 그러나 정책의 성공을 위해 필요한 토대가 마련돼 있지 않다”며 “수련환경 붕괴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젊은 의사를 지역에 배치하는 방식은 제도 실패로 직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전협에 따르면 전공의들은 단순한 ‘근무 인력’이 아니라 지도전문의에게 배우며 전문의로 성장하는 과정에 있다. 즉 전문적인 지식과 술기를 익힐 수 있는 환경과 더불어 다양한 환자군, 교육 가능 병원이 없다면 제대로 된 전문의로 성장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지도전문의의 지역 이탈이 최근 오히려 더 심각해지고 있다는 게 대전협의 주장이다. 수련병원 내 필수 과목 전문의 부족, 교육 역량 저하, 환자 감소가 복합적으로 겹치면서 지역의사제 전형으로 선발된 의사들을 가르칠 전문가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

대전협은 “지역 의료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전형만 확대하는 것은 아직 일구지 않은 황무지에 뿌리지도 싹트지도 못할 씨앗을 흩뿌리는 것과 같다”며 “정책 효과는커녕 의료 인재들이 더 열악한 환경으로 내몰리는 결과만 낳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대전협은 지역의사제의 성공 조건으로 ‘수련환경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지도전문의 확충 △지역 핵심 수련병원 역량 강화 △교육 가능한 환자군 확보 △지역 내 의료 인프라 안정화 등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전협은 “정책의 목표가 환영받을 만한 것이라고 해서 준비 없는 시행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며 “국민에게 양질의 의료를 제공하려면 인재를 키울 수 있는 최소한의 토양부터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대전협은 “아무 곳에나 뿌린 씨앗이 일부 자랄 수는 있겠지만, 국민 건강에 필요한 ‘과실’을 얻으려면 제대로 일군 밭이 필요하다”며 “대한민국의 미래 의료를 책임질 인재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정부가 먼저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