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의사회 “외과학회 ‘내시경 헌법소원’ 어불성설”

안전성·전문성 결여된 접근…내외과 학회간 소통한 가능 문제 이슈화에 비판

내과의사회가 최근 외과학회의 내시경 교육 관련 헌법소원이 안전성·전문성 이해가 결여된 접근이라고 비판했다.

대한내과의사회는 13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제17회 춘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한외과의학회에 대한 반박문을 발표했다.

외과학회는 최근 정부의 국가암검진기관평가에서 내과계 학회 연수교육에만 평점을 인정하고 외과학회 및 관련 학회의 교육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부당한 평등권 침해라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내과의사회 이정용 회장<사진>은 이에 대해 “이 문제가 헌법소원감이 될 지 의문”이라며 “내부 문제는 내부에서 컨센서스를 만들어서 가야지 법률적·시위적으로 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대한외과학회와 대한내과학회 이사장들이 모두 대한의학회 부회장으로서 활동하고 있는데 서로 만나 논의해야 할 문제를 헌법소원으로 이슈화하는 데 대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내과의사회가 법무법인 로베리(이동길 변호사)로부터 받은 법조 자문에 따르면, 외과학회는 평등권 침해를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헌법상 평등권의 의미를 잘못 이해하고 있기 때문으로 판단됐다. 헌법 제11조의 평등권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을 금지하는 것이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에 근거한 별도 취급까지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태인 부총무이사(공보이사)는 “외과학회의 헌법소원은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어불성설”이라며 “외과학회 헌법소원은 내시경 영역에서 전문성을 인정받는 문제제기처럼 보이나 실상은 내과 수련 체계와 임상역량을 폄하하는 해당 분야 안전성·전문성 이해가 결여된 접근”이라고 질타했다.

내시경 검사는 단순한 시술이나 기술이 아닌 위암, 대장암 등 주요 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한 철저한 교육이 필요한 분야로, 오랜 기간 내과에서 체계적 수련과 전문 연수 프로그램으로 깊은 전문성을 확립해 왔다는 설명이다.

또한 이태인 이사는 “국가암검진사업은 국민 건강권 수호를 위한 국가적 차원의 의료 시스템으로, 내시경 검사의 정확도와 신뢰성은 해당 의료인의 수련 배경과 임상 숙련도에 결정적으로 좌우된다”며 “국가검진 체계의 신뢰성을 더하기 위해서는 내시경 분야에 대한 자격 인증을 위한 기준도 그에 맞는 학문적 기반과 전문성을 반영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 체계에 기반을 두고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번 외과학회의 헌법소원이 받아들여질 경우, 이는 국가암검진사업에 있어 단순히 내시경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진단검사의학, 병리학, 영상의학 등 다양한 전문과의 고유 전문성을 위협하는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내과의사회는 우려했다.

모든 전문과는 각기 다른 임상적 배경과 학문적 기반을 갖고 있으며, 이를 무시하는 것은 의료체계의 균형을 허물 수 있다. 내시경 검사 분야에서 내과의 전문성은 반드시 존중돼야 하며, 이는 외과의 전문성과는 구별되는 고유한 영역으로 다뤄져야 한다는 것.

이 이사는 “내과의사회는 내시경 검사와 관련된 교육과 자격 인증이 정확하고 공정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면서 “내과가 오랜시간 축적해 온 전문성과 체계적인 수련 과정을 고려할 때, 외과를 포함한 다른 전문과의 연수교육을 내과와 동일하게 인정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에 “내시경 교육과 자격 인증은 형식적 교육 이수가 아닌, 교육의 깊이와 임상 전문성을 기반으로 해야 하며, 이는 관련 전문가들의 협의하에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 기준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과의사회는 이날 입장문 발표 이후에도 오는 18일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와 회의를 통해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