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AI 악용 비대면진료 민간업체 고발 예정

메신저 활용 AI 진료로 환자 진단...의사·의료기관 명의 도용 처방전 발행

“불법의료행위·의약품 오남용 우려...고발 통해 국민건강 지켜낼 것”

대한의사협회(회장 임현택)가 “비대면 AI진료를 통해 환자를 진단하고, 의사와 의료기관 명의를 도용해 처방전을 발행한 민간업체를 고발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의협에 따르면 이 민간업체는 처방 자료를 학습한 AI 채팅을 통해 이용자와의 문답 형식으로 질환을 진단하고 사용자의 선택에 따라 처방전을 발행하는 방식으로 의료행위를 시행하고 있다. 또 처방자료를 제휴 의료기관을 통해 전달받아 AI를 학습시키고 있다.

문제는 업체 홈페이지에 제휴기관으로 등록돼 AI의 학습 자료를 제공한다는 의료기관들 중 적지 않은 수가 제휴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게 의협 측 설명이다.

게다가 업체의 비대면 AI진료는 단순 메신저만을 이용해 환자를 진단하고 벤조다이제핀, 디에타민 등의 마약류 및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진료비를 받고 있는 등 의료관계법령 및 지침 가이드라인을 위반하고 있다는 것.

하지만 보건복지부의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에 따르면 ▲의료기관에서 비대면진료 대상 환자 여부 확인 ▲화상통신 및 음성전화를 통한 진단 ▲마약류 및 오남용 의약품, 사후피임약 처방 불가능 ▲환자와의 협의 후 환자가 지정한 약국으로 처방전 직접 전송 ▲환자에게 구두와 서면으로 복약지도 후 의약품 전달 등을 시범사업의 지침 사항으로 고시하고 있다.

의협은 “비대면진료라 하더라도 의사의 의료적 판단 하에 이뤄져야하는 의료행위를 AI가 실시하는 것은 불법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한다”며 “특히 업체 홈페이지에서 환자가 직접 약국제출용 처방전을 다운로드할 수 있어 의약품의 남용이 초래될 우려가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또 의협은 “업체에서 발급한 처방전에 기재된 의료기관 정보는 의료기관명·의사 실명·면허 번호·요양기관번호까지 모두 도용된 것”이라며 “이는 의료법 규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의협은 이같은 민간업체의 행태를 무면허의료행위로 규정하고, 고발한다는 계획이다.

의협은 “무분별한 불법의료행위를 좌시할 수 없는 바, 상기 내용에 대한 불법 무면허 의료행위를 고발 조치를 통해 보건의료체계 및 국민건강에 끼칠 위해를 방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